도서자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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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월, 아리랑
굳이 시집을 낼 필요가 있겠냐는 말에 그럴 가치가 있을거라고 등을 떠밀어 여기까지 왔다. 오랜 시간이었고 오랜 바램이었다. 그동안 그녀는 ‘놀랄 만큼 성장했고 잘 여물어서’ 나로서는 기다린 보람이 있고, 채근한 보람이 있다.‘물러빠져서 아무런 말에도 풀어질까 봐, 연해 빠져서 쌀 말 무게에도 목이 꺾일까 봐, 답답해서 숨 쉬지 못하는 관계로 썩어갈까 봐, 속이 비어서 빈 데 마다 좋잖은 것들 들어찰까봐, 좁아서 받아들이지 못해서 사랑도 못 넣을까봐, 느려터져서 아무것도 때를 놓칠까 봐 안타깝고 애 닳았던’ 시인이, 술자리가 무르익으면 홀로 불콰해져서 정선아리랑을 불러주던 시인이, 이제 자신의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.그녀의 붙여쓰기는 그녀의 것이다.그녀의 띄어쓰기는 그녀의 것이다.그녀의 언어는 그녀의 언어다.나는 그녀의 생각을 지지할 뿐이다.이제 우리는 꿈속인 듯 꿈 밖 인 듯 낮은 소리로 전하는 그녀의 아리랑에 귀 기울일 시간이다.
저자홍정임 출판사오비올프레스 출판년도 2023 -
읽기 쉬운 마음
박병란의 『읽기 쉬운 마음』은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.
저자박병란 출판사푸른사상 출판년도 2023 -
점점점 볼링볼링
밤을 다 헤아리지 않는 것은 희극이다 비극은 헤아릴 것이 너무 많을 때 찾아온다[점점점 볼링볼링]은 김익경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, 「고독감별사」 「100분 토론」 「비문증」 48편이 실려 있다.김익경 시인은 울산에서 태어났고, 2011년 [동리목월]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. 시집 [모음의 절반은 밤이다] [점점점 볼링볼링]을 썼다.김익경 시인은 우리가 너무 쉽게 낙관하는 것을 경계하며 절망과 피폐함으로 고립된 존재의 부정성을 형상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. [점점점 볼링볼링]이 궁구하는 바는 표제작에서 알 수 있듯이 “차마 젠장이라고 발음할 수 없”어 “된장”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, 그리하여 모독과 모욕을 감내함으로써 왜소화된 채 “장롱”에서야 겨우 발견할 수 있는 주체의 고통을 우리가 여실히 감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(「점점점 볼링볼링」). 유폐된 존재가 자신을 증명할 방법은 없기에, “나는 있습니까 없습니까”를 묻더라도 “나는 있습니다
저자김익경 출판사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출판년도 2024 -
조금 진전 있음
물처럼 쏟아지는 위험을 얼리는 영점의 쓰기얼음이 된 위험 위를 걸어가는 묵직한 가벼움, 진전 있는 발걸음2016년 《한국경제》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이서하의 두 번째 시집 『조금 진전 있음』이 민음의 시 315번으로 출간되었다. 첫 번째 시집 『진짜 같은 마음』에서 무심히 걷 던 속도를 늦추고 멈춰 서서 세상의 구석구석을 살핀 뒤 ‘진짜’와 ‘진짜 같은 것’의 차이를 묻던 시인 은, 두 번째 시집 『조금 진전 있음』에서 멈췄던 발걸음을 새로이 떼고, 옮기며, 나아간다. 시집 『조금 진전 있음』은 시인이 내딛는 그 조심스럽고도 거침없는 보폭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. 처음 시집을 열 어 차례를 펼치면 우리는 시인이 수집한 ‘가장 위험한’ 것들의 목록과 마주하게 된다. 이것은 시인이 탐색한 석연치 않은 슬픔의 집합이기도 하다. 두 번째 시집을 묶으며 시인은 아마도 세상을 웅덩이 로 인식한 것처럼 보인다. 웅덩이의 특징은 움푹 파였다는 것, 그리고 물이 고여 있다는 것이다. 이 작은 패임은 늪보다는 작아 빠져나오기 더 쉽지만 애써 조심하게 되지 않아 언제든 빠지기도 쉽다. 슬픔이 물처럼 고인 웅덩이가 도사린 삶에서, 고여 있지 않고 지나가기 위해 시인이 택한 방식은 문 장을 찢고 잇고 덧대고 제작하는 것. 우리는 시인의 문장을 다리삼아 슬픔의 웅덩이를 건널 수 있 다. 이때 웅덩이에 고인 것들은 이서하의 문장 사이사이로 비칠 뿐이라서, 우리는 슬퍼도 슬프지 않 은 채로 그것을 들여다볼 수 있다.
저자이서하 출판사민음사 출판년도 2023 -
중력을 달래는 사람
“까만 밤이라 쓰고 환한 어둠이라 읽는다”존재를 초과하는 눈물에 대하여어긋난 리듬으로 슬픔의 중력에 맞서는 시
저자휘민 출판사걷는사람 출판년도 2023